모두의 길, 우리의 길, 나의 길
많은 사람들이 걸어가면 길이 새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만든 길을 함께 가기도 한다.
사회적경제는 해결해야 할 큰 난제 중 사회적경제기본법이 있다. 사회적경제 기본법은 국가 역할에 고속도로를 내는 것처럼 국가가 놓는 큰 길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적경제 기본법은 2014년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의원 67명이 공동 발의한 법안이다. 하지만 현재 국민의힘은 사회적경제 기본법의 제정논의를 미루고 있다. 기본법은 19대와 20대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되었고, 개별 법률로 규정된 각종 사회적경제 지원정책을 체계적으로 마련할 필요도 확인되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스물여섯번 째 국정과제로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설정하고, 법 제정 및 사회적경제의 통합적 추진체계 구축을 통해 사회적경제 정책 지원을 효율화 하겠다고 밝혔었다.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는 사회적경제 정책추진 방향과 확산 노력은 긍정적이나, 법‧제도 및 통합 추진체계 미구축으로 인해 현장체감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보고있다. 제도적 기반이 없어 나타나는 시/도, 시/군/구의 적극적‧효율적 정책 전달의 한계는 사회적경제기본법 미제정 영향이 여실히 드러난 결과라 할 것이다. 사회적경제가 작은 단위의 걸음들을 통해 작은 길은 만들어지고 있으나 큰 길이 뚫리지 않아 돌아 돌아가고 있다.
사회적경제는 사회영역에서 특히 사회복지 분야에서 해결해 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회적경제 영역은 국가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민간이 자발적으로 공공의 영역 중 복지영역에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있다. 지난 수년간 정부 복지 정책의 주요 기조는 '커뮤니티 케어'였다. 재가복지, 치매 국가책임제, 찾아가는 주민센터 등을 통해 모든 복지영역을 주민이 사는 지역에서 소화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노력을 기울였지만, 복지 사각지대는 항상 있었다. 대부분의 복지 사각지대는 지역에서 풀어나갈 때 가장 효육적으로 해결된다.
자치대학 3기 학습자들은 지역의 문제 해결에 있어 돌봄과 관련된 주제를 제기한다. 돌봄은 본인의 노후나 부모에 대한 걱정이 모두 녹아든 주제이다. 지역에서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이 살아나는 포괄적 돌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자치대학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이 학습을 하고 있다. 돌봄은 지역공동체 안에서 생애주기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과정에 있다. 젊은 학습자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고, 어떻게 아이를 안전하게 키울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한다. 어떤 학습자는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부모의 갑작스러운 병으로 부모를 어떻게 돌볼 것인지 고민한다. 노인 학습자는 자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노후 돌봄을 고민한다. 학습자들의 ‘사적 고민’이 ‘공적 고민’으로 모여지는 과정이 자치대학 20주 안에 녹아있다.
3기 자치대학 학습자들은 20주 과정에서 사회적경제학과 동문을 만들고 1, 2기 학습자와 네트워크 맺으며 작은 길을 만들고 있다. 광명자치대학을 통해 시민들이 참여하고, 지역의 새로운 길을 만들며, 머무르지 않고 계속 도약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