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텃밭이 필요하다.
학교텃밭이 필요하다.
  • 박영재(광명텃밭보급소 사무국장)
  • 승인 2011.11.1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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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우리는 도시농부 / 광명텃밭보급소 박영재 사무국장

▲ 구름산초는 옥상텃밭을 통해 학생들에게 작물교육을 진행하고 있다.(사진. 2010년 옥상텃밭 활동모습)

45억년 지구의 역사 속에서 몇 차례의 대멸종의 시기가 있었다. 소행성과의 충돌이나 눈덩이 지구와 같은 빙하기가 이러한 대멸종의 원인이었다. 현재 우리가 직면한 멸종의 위기는 그 속에 살고 있는 한 특정 종에 의해서 주도되고 있다는 데 그 특징이 있다. 유엔이 후원하고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 170명이 실시한 평가에서 내려진 결론이다.

산호초의 60퍼센트가 위협받고 있고, 전세계 습지의 절반 이상이 파괴되었고, 초원의 80퍼센트가 위기에 처해 있으며, 건조지대 20퍼센트가 사막화의 위험에 놓여있다. 삼림벌채, 인구과잉, 독성 오염물질의 확산, 동물남획, 온실가스의 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초래한 위험, 이 모두는 인류가 초래한 대멸종 시나리오의 한 단면이다.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의식을 확장하여 자연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인간중심 세계관에서 생명중심 세계관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이런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유치원교육에서부터 초등교육과 고등교육까지 교육을 바꾸어야 한다. 이러한 교육은 책이나 방송매체를 통해서 이뤄질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이미 자연결핍장애를 앓고 있다. 실내에서 벗어나 텃밭과 자연환경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최근들어 사회가 환경교육의 중요성에 관심을 가지면서 생태읽기(Ecoliteracy)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생태에 대한 기본 개념과 텃밭과 야외활동을 중심에 놓는 교과과정으로 인간도 자연세계의 일원임을 가르쳐 깨인 시민을 길러내기 위한 운동이다. 생태적 스냅사진 속에 우리를 결합시키는 수많은 관계들뿐 아니라 장구한 시간 속에 우리를 끼워넣는 엄청난 변화들을 포함해야 한다. 모든 흥미로운 이야기의 중심에는 변화가 있다. 어쩌면 우리가 겪고 있는 환경위기는 이야기가 없는 탓에 생긴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생명과 우주를 비롯한 모든 것의 통합된 역사를 아우르는 거대한 서사시인 위대한 이야기가 없다. 진화읽기(Evoliteracy)가 그 위대한 이야기를 발굴하고 확장시켜 나가는 운동이다. 이 둘을 아우르는 자연읽기(Nature literacy)는 통합적인 접근법이 될 것이다.

2011년 광명지역 혁신지구 사업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어린이생태농부학교 프로그램은 준비부족, 이해부족, 등 여러 가지 한계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한걸음을 뗀 것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보호하려는 애틋한 마음이 생겼고, 이를 확장하여 친구를 배려하는 인성교육이 이뤄졌다. 짧은 기간 동안 이룩한 놀라운 성과이다. 이러한 교육이 지속적이고 확대되어야 한다. 여러 가지 잡음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화분에 작물을 키우는 것이 생태냐?, 풀을 방치하면 미관상 좋지 않다.'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자연읽기 운동은 우리 인류 대멸종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운동이기에 지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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