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보다 더 중요하다는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모든 것이 중앙에 집중되어 있던 한국사회에서 지방자치의 중요성이 요즘 들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는 중앙권력들이 지방에 이양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가 할 수 있는 일들과 영역이 확대되어 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즉 이제는 예전에 비해 지방자치단체장의 의지와 정책 방향에 따라 얼마든지 그 지역사회가 새롭게 바뀔 수 있는 영역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의 권력이 커지는 것에 비례해서 그것을 감시해야 하는 지방의회 의원들의 역할과 권한도 같이 커질 것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여성정책과 관련해서 광명시는 그 동안 많은 발전이 있었다. 광명시여성발전기본조례가 제정되었고 여성발전5개년계획이 수립되어 진행되고 있다. 공무원들의 성인지교육도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비해 빼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성평등 광명시, 여성이 행복한 광명시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있다.
첫째, 정책결정과정과 집행, 평가에서 성인지 관점을 확고히 하기 위한 제반장치들이 마련되어야 한다. 정책결정과정에서 성인지 관점을 높이려면 정책결정에 참여하는 공무원이나 시의원, 위원들에게 성인지 교육이 의무화되어야 한다. 또한 공공부문의 고위직에 여성공무원의 비율이 높아져야 하며, 시 산하 각종 위원회에서 여성의 비율을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정책을 입안할 때 기본 자료가 되는 통계에 성별분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한편, 정책 수립과 집행 뒤에는 성별영향평가를 실시하여 어떤 정책 집행이 성별에 따라 다르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지, 혹은 어떤 점을 더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한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둘째, 빈곤의 여성화에 대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빈곤의 여성화란 빈곤가구의 절대 다수가 여성이 되어간다는 의미이다. 많은 여성들이 비정규직으로 일하게 되어 일하면서도 경제적인 빈곤을 겪게 되거나 이혼, 사별, 남편의 가출 등의 원인으로 한부모 가정이 되어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빈곤가구의 절대다수가 여성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은 물론이고, 이들이 원하는 경제, 복지정책을 채택하여 더 이상 이들이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 무엇보다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일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직업훈련과 취업지원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보육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보육의 대상을 확대하며 다양한 보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보육에서 과도한 민간의존성을 억제하고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우선 국공립 보육시설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서 현재 10%도 안 되는 국공립보육시설의 비율이 최소한 30%대가 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연장보육, 장애아통합보육, 시간제보육, 24시간보육 등 노동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요구되는 다양한 보육 형태를 수용해야 한다. 이외에 초등학교에 들어간 이후의 아이들을 책임질 수 있는 학령기아동보호와 지원에 대한 법률을 만들어서 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온 후에도 제대로 된 지원과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이런 활동에 대한 법적 근거로서 광명시보육조례와 학령기아동보호와지원에대한 조례가 제정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여성폭력과 관련된 지역사회협의체를 구성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여성의 폭력 예방을 위해 지역사회가 같이 대안을 마련할 뿐만 아니라, 폭력 사안이 발생했을 경우 지역의 다양한 지원네트워킹을 통해 폭력 피해자가 신속하고도 체계적인 서비스를 받도록 해야 한다.
이상에서 열거한 여성정책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필요한 정책들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에서 검증된 일꾼들을 뽑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이권에 개입하지 않는 도덕성을 갖추고 시정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능력 있는 일꾼을 뽑아야 지방자치의 질이 한 단계 향상할 수 있을 것이다.
강은숙(광명여성의전화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