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6일 오후 아이들과 한내천 산책을 나갔습니다. 아직 바람이 찼지만, 따스한 햇살에 많은 시민이 한내천을 찾았습니다. 한내천 근린공원에는 어린이들이 땀이 나도록 뛰어 놀고 있었고, 젊은 부부들은 어린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지켜보던 중 기자를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벤치 위 비가림 시설의 판넬 한장이 바람에 들썩였습니다. 이날은 바람이 세지 않았는데도 판넬은 금방 이라도 뒤집어져 날아갈 모양새였습니다.
필자가 달려가 확인해 보니, 판넬을 고정했던 나사못이 뽑혀 판넬이 들썩였던 것입니다. 당장 시청에 전화를 했습니다. 시청 당직근무자에게 상황을 설명했지만, 말로 위험성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나 봅니다. 주말이라 담당자가 확인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응답이었습니다.
순간, 기자정신이 발휘되려고 했습니다. '광명시가 위험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가?' 취재를 해 보고 싶은 마음 말입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운영위원장이기도 한 기자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놀이터에는 어린이들이 뛰어 놀고 있고, 들썩였던 판넬 밑에는 어린 아기와 엄마가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말이라 담당자가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면, 119에 협조를 요청해 보세요!"
판넬이 떨어져 누구라도 맞는 상황은 상상하기도 싫었습니다.
이제야 당직근무자는 담당자와 통화해 보고, 어려우면 소방서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합니다.
광명시 당직근무자의 고충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민원인이 아무리 잘 설명을 한다 해도 현장의 긴박함이나, 위험성이 잘 전달되기 어려울지 모릅니다. 또한, 5명의 당직 근무자로는 주말의 모든 민원에 대처하기 어려울지 모릅니다.
하필 어제는 4.16 세월호 참사를 겪은지 9주기 되는 날이었습니다. 2014년 인천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는 진도군 맹골수도 해상에서 침몰하여 304명의 희생자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의 희생이 컸던 가슴 아픈 사건입니다. 아직도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왜 구조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는지, 제대로된 책임자 처벌은 왜 이루어지지 않는지 미궁 속입니다.
어린이들이 뛰어 노는 근린공원에서 고통스러운 아픔이 발생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인리히·버드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작은 사고가 누적되어 큰 사고로 이어지며, 작은 사고를 일으키는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모두가 안전한 광명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 민감한 감수성과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또한 적절한 사고위험을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진과 동영상, 혹은 실시간으로 상황을 시청 담당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면 시에서 더 적극적인 대처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광명시는 오늘부터 61일 간 45개소 대상으로 '「대한민국 안전大전환」집중 안전점검'을 하겠다고 합니다. 광명시가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안을 잘 파악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덕분에 안전에는 타협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우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