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야기 3
---올 해는 우리가 휴식절이에요(?)
하안 5단지에 사는 신OO씨(보험설계사 45세)의 추석은 남들과 많이 다르지 않지만 분명 다르다. 신씨는 5남 2녀의 형제 중 며느리가 4명인 집안의 맏며느리이다. 가톨릭 교회 신부이신 신씨의 작은 아버님께서 4년 전 이런 제안을 하셨다. “형제들이 돌아가면서 한 번씩은 휴식절을 갖자. 친정 부모님께도 가 보는 것이 도리인 만큼 명절 때마다 한 형제가 돌아가면서 쉬기로 하면 어떨까?”이 기가 막힌 제안을 거부할 이유는 없었을 테고, 그렇게 시작된 것이 벌써 4년째이다. 다른 형제들은 보통 휴식절일 때 친정에 가서 부모님과 함께 명절을 보내고 온다. 신씨는 부모님이 안 계신 터라 작년 휴식절에 수목원에 가서 가족과 함께 쉬고 왔다고 한다.
‘형제들끼리 돌아가면서 한 번씩 쉰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나 좋은 아이디어 인 것 같다. 대신 형제가 좀 많아야 가능한 일이긴 하다. 외 아들의 경우는 다른 방도를 생각 해야겠지만 그런 아이디어를 낸 신부님을 작은아버지로 둔 신씨가 부러워진다. 이런 발상은 가족에 대한 배려나 애정이 받침 되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생각인 듯싶다. 이런 제안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집안의 분위기가 무척 민주적이고 따뜻할 거라는 느낌이 든다.
아마 추석 때 일이 많은 것은 다른 집과 다르지 않을 거라고 보여진다. 그러나 이런 작은 배려 하나로 그 일이 스트레스가 아닌 즐거움이 된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 같다.
형제가 많이 있는 가족이라면 이번 추석에 이런 제안을 한 번 해보면 어떨까? 앞으로의 명절은 가족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시간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이런 다양하고 재미있는 추석풍경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추석은 우리 가족 중에 혹시라도 소외되어 외롭고 힘든 사람은 없는지, 그리고 우리 주변 이웃은 어떤지 넉넉한 마음으로 돌아보는 추석이었으면 좋겠다.
2003. 9. 4조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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