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7일 내일이 지나고 나면
내일이 지나고 나면 이곳 현지의 평화팀 활동은 모두 마치게 되거든요. 다들 참 고생했어요.
저는 지난 번 편지에 얘기한 것처럼 이라크에 얼마 더 머물려고 해요. 그래서 오늘 당분간 머물만한 곳을 알아 보러 나온 길입니다. 유엔에 잠깐 들러 인터넷을 해요. 한글이 되는 컴퓨터에 또 앉았습니다.
그저께던가, 미셔너리 오브 채리티에 다녀왔어요.
진작부터 찾아가고 싶었지만
놀이방 공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된 뒤부터
찾아가려 했지요.
그런데 그저께 수사님하고 몇 사람이 거기에 있었는데,
수사님이 떠나기 전에 저녁을 바깥에서 사겠다 하여
나머지 팀원들이 모두 그리 간 거였죠.
와아. 무척 반가웠습니다.
저 방 안에서부터 오마르, 알라위, 낸씨, 꾸아꾸아, 잭키, 아흐메드...
아이들이 기범기범기범 하고 불러주었어요. 아, 어쩌나. 왜 나는 아이들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 거지? 나중에 수녀님에게 물어서야
아이들 이름을 제대로 다시 알았어요.
아이들을 만나서 기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그리고 수녀님들 좋아하는 얼굴 보며 더 좋았습니다.
월요일부터는 저녁 시간에 날마다 그리 가기로 했어요.
아주 잠깐 아이들, 수녀님 얼굴을 보고 나왔을 뿐인데도
얼마나 반갑고 기분이 좋은지 자꾸만 입을 못다물고 웃었어요.
이제 앞으로는 남아서 오전에는 알 마시뗄 놀이방으로
저녁에는 미셔너리 오브 채리티에.
낮에는 세이프를 찾아 같이 밥 많이 먹을려구요.
핫산네 집에도 놀러가고.
한글이 되니까 기분이 좋은데,
막상 무슨 얘기를 쓰나, 잘 못쓰겠습니다.
잘 지내겠습니다.
<박기범의 이라크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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