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하게도 겨울이...
야속하게도 겨울이...
  • 코알라
  • 승인 2002.10.29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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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가을이 채 짐을 싸기도 전입니다.
아직 푸른 잎사귀들이 그 증거입니다.
그럼에도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정복의 땅을 바라보듯 거만하게
개선장군처럼 의기양양하게 다가왔습니다.




오늘아침 반가운 전화벨,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꺽정이 형님, 김성수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군요
물한리에는 눈이 오고 있다고...


너무 놀라서, 부천생협선생님들의 전화를 찾습니다.
박현옥선생님의 번호가 있어서 전화를 했습니다.
"선생님!! 눈이 온대요. 재미있는 시간 보내세요!"


전화하고 나서 한참을 생각하니
괴씸하기 그지없습니다.


봄부터 기다렸던 가을입니다.


일년내내, 붉게물든 단풍마저 얼추 떨어져버린
앙상한 나뭇가지와 채 떨어지지않은 단풍이 그려내는
그 그림같은, 한편의 시와같은,
그 쓸쓸하면서도 아름다운
그가을을 보고싶었습니다.



그 가을을 보려고, 일년을 기다렸건만...



서울의 겨울은 아직 낮은 포복자세로 산밑에서 대기중입니다.
창밖으로 바라보니 북한산과 수락산은 아직 겨울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심통이 난 겨울이 괜시리 사람들의 콧구멍이나 쑤셔대서
여기저기 나약한 인간들은 앳취! 앳취! 하는군요



겨울이 일찍 찾아오리란걸, 몰랐던바는 아닙니다.


일찍 찾아왔던 기러기,
날아가는 기러기를 한눈에 알아보고는 스스로 신기해했던 기억이 불과 며칠전인데......

그 일찍 날아와앉은 기러기가 , 일찍 왔다던 두루미가 분명 이야기해주었었습니다.

올겨울은 일찍 찾아온다는 것을.....



알아듣지 못한 제 귀를 탓하지 못하고,
괜시리 짜증만 내봅니다.

야속한 마음 앞에서는 대자연의 순리도 아무 소용없습니다.



아직내가 가을을 만끽하지 못했는데
어이! 겨울!
너무하는거 아냐??!!!!!


<생태연구소 '마당' 코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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