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당 시론> 이제는 민족 자주와 자결의 원칙으로 남북 평화 체제를 견인해야 한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제9차 한미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뉴욕 현지 시간으로 9월 23일 오후 5시 30분부터 6시 35분까지 1시간 5분 동안 인터콘티넨털 바클레이호텔에서 있었습니다.
이 회담에서 두 정상은 한미 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전환해 70년 가까이 지속된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할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회담 직후 청와대가 발표한 회담 결과의 주된 내용은 다음의 4가지입니다.
1. 한미 정상은 한미 동맹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및 안보의 핵심축으로서 추호의 흔들림도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2. 두 정상은 양국 간 경제 협력을 포함해 호혜적이고 포괄적인 방향으로 한미동맹을 지속, 강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3. 한반도 및 역내의 다양한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앞으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4. 최근 북한의 대화 재개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 정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중 4번째 '싱가포르 북미 합의 정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의미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진행 할 수 있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찾는 것"이라며 "지난주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만나서 그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에는 ▲새로운 조미(북미) 관계 수립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 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전쟁포로(POW)와 유해(MIA) 송환 등 4개 항이 담겨 있습니다.
이 회담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새 질서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지만, 자유한국당은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 맹탕 회담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저는 이번 회담이 문재인 정부의 중재자론, 운전자론 등의 ’역할론‘의 한계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미워킹그룹의 굴레에서 빠져 나와야 합니다. 지금 한미워킹그룹은 ‘남북관계 발목잡기’ 기제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주권국가가로서 자주적으로 취할 수 있는 민족 내부의 문제마저도 마음대로 할수 없게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잡혀있는 한 금강산관광 재개, 개성공단 재가동, 남북철도연결 사업은 진전될 수 없습니다.
이제는 남북이 3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확인한 ‘민족자주와 자결’의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할 때입니다. 금강산관광 재개, 개성공단 재가동은 굳이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항이 아닙니다. 이명박 정부가 중단한 금강산관광, 박근혜 정부가 일방적으로 폐쇄한 개성공단은 지금 문재인 정부의 결정만으로도 풀 수 있는 민족 내부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는 비핵화를 전제로 한 평화와 교류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남북관계 진전을 비핵화와 연계시켜 놓으면 북미의 비핵화 해결에 진전이 없으면 남북관계 진전도 없게 됩니다. 이런 모순을 풀어내려면 우리 정부가 비핵화는 평화체제로 가기 위한 수단이지 결과로 보아서는 안 됩니다. 그러니 우리의 통일정책도 선 비핵화 후 평화체제가 아니라, 선 평화체제 후 비핵화로 전환해야 하는 것입니다. 미국의 반발이 있다 하더라도 여러 가지 수단을 강구하여 민족자주의 원칙을 이해시켜 나가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정상회담 모두 발언을 통해 “조만간 제3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북미 간의 실무협상이 열릴 것이라 기대합니다. 제3차 북미정상회담 열린다면 아마도 한반도의 비핵화의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는 아주 세계사적인 대전환, 업적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저는 제3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으로 비핵화 문제의 커다란 진전이 있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동시에 한미간, 남북간 대화와 협상에 있어 보다 자주적인 자세로 잔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미간 회담의 결과에 따라 움직일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와 민족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대화를 추진해 나가고 그 결과를 실행에 옮겨야 할 것입니다.
9월 24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서훈 국정원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11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계기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만일 김정은 위원장이 부산을 방문한다면 이는 남북이 자주 평화외교를 열어갈 중요한 찬스일 것입니다. 철저한 준비와 현명한 전략을 가지고 민족사의 큰 지평을 열어가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제는 민족 자주와 자결의 원칙으로 남북 평화 체제를 견인해야 할 때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