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백남기 농민에 대한 검찰의 영장 집행 여부를 놓고 23일 오전10시 서울대병원 영안실 주위는 긴장이 흘렀다. 부검 영장을 집행하려는 경찰측과 이를 막으려는 시민사회단체 대책위 사이에 충돌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대책위는 영장 집행을 앞두고 수순밟기라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앞서 SBS는 '그것이알고싶다(1049회)' 방영을 통해 이 문제를 다뤘다. 국가 공권력의 집행 과정에서 물대포의 도입과 사용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된다는 문제의식을 다뤘다. 이 방송에서 가장 시청자들의 시선을 붙들었던 장면은 방송사 제작진이 직접 실시한 실험 결과였을 것이다. 사고 당시 상황에 맞게 물대포 높이, 길이, 강도 등을 설정하고 다양한 소재로 실험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쌓은 벽돌탑이 순식간에 무너졌고, 철재는 휘어지고 날라갔다. 나무 구조물 역시 여지없이 무너졌다. 경찰측이 물대포 도입 당시 실험했으나 문제가 없었다는 유리실험에서는 경찰이 밝힌 물대포의 강도 보다 낮은 지점에서 부서졌다. 심지어 제작진이 경찰에서 실시한 유리보다 더 강도가 강한 강화유리로 실험했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제작진 실험결과대로라면 경찰이 물대포 실험 결과를 거짓으로 작성했거나, 아니면 다른 조건들을 숨긴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했다.
제작진의 보도내용에 따르면 고 백남기 농민은 무서운 강도로 발포된 물대포의 충격이 원인이 되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보도된 영상의 자료와 전문가 의뢰를 통해 구성된 당시 화면에서 백남기 농민은 일차 물대포 충격으로 잡고 있던 줄을 놓치면서 중심을 잃고 돌아서면서 고꾸라졌고, 이어 물대포는 2차로 얼굴의 왼쪽 눈주위를 가격해 그 충격에 그대로 콘크리트 바닥으로 내동댕이 처지면서 충격을 받고 실신했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한번도 깨어나지 못했다.
그렇게 쓰러진 고 백남기 농민의 사인에 대해 서울대병원 담당 의사는 외인사가 아닌 병사라고 규정했다. 외인사냐 병사냐 하는 논란에 대해 검찰은 시신 부검을 통해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그것이알고싶다'의 방송 내용은 많은 이들이 사망의 원인을 물대포에 의한 외인사로 보고 있는 것에 대해 객관적인 증빙을 통해 그러한 믿음에 대한 근거를 더했다. 외인사와 병사의 논란에 대해 언론으로서 팩트와 진실을 보여주기 위해 상당히 애를 쓴 제작물이다. 나아가 국민에 대한 공권력의 폭력 문제라고 하는 점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하는 점을 상기시켜주고자 했다.
사건, 특히 예민한 사건은 늘 진실 공방으로 치닫기 마련이다. 눈에 보이는 거짓말로 보이지만, 현실은 늘 구도 싸움으로 번지며 희석되곤 한다. 지루한 공방 속에 시간끌기로 이어진다. 이러한 공방 속에서 진실찾기는 언론의 역할이다. '팩트'를 통한 증거 제시와 설득력을 통해 진실에 근접해가는 것이 언론의 감시 역할이다. 그러한 결과는 힘을 얻는다. 동시에 고통 속에서 피어난다. 이번 방영의 파장은 어디까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