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5월 15일 민들레반친구들(7살)이 매주하는 반회의 중에 나누었던 글입니다.
안건은 다음주 나들이를 어디로 갈지 정하기!
교사 : 애들아 우리 나들이 모둠 짤 건데, 이번달 나들이는 어디로 가는지 알아?
아이들 : 부천생태공원이요~, 천왕호수공원이요~, 경륜장이요~, 애버랜드요~, 아메리카요~, 아메리카노요~
아이들은 자기가 가 본 곳, 가보고 싶은 곳, 때론 엉뚱한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교사 : 이제 모둠을 정할껀데 이번엔 어떻게 정할까?
아이들 : 제비뽑기 해요~. 싫어요. 가고 싶은 모둠으로 내가 정할꺼에요~
교사 : 그럼 제비뽑기 하고 싶은 사람? 자기가 선택해서 정하고 싶은 사람? 각각 손들어 보자~
(혜정이를 뺀 모든 아이들이 제비뽑기를 하자고 손을 들자, 혜정이가 확인하고는 마음을 바꾼다)
교사 : 그럼 다 제비뽑기 하는거야? 이제 제비뽑기 어떻게 할지 얘기해보자.
지난번처럼 엄마가 오시는 친구가 제비뽑을까?
아읻이들 : 네~ (대부분의 아이들이)
경아 : 아니요. 오는 엄마 이름을 종이에 써서 각자 뽑아요.
순연 : 나도 그거 좋아요~
교사 : 그럼 엄마가 오시는 친구가 제비뽑을까, 각자 뽑을까? 다시 한번 손들어서 확인해 보자.
지난번까지는 나들이 모둠을 정할 때, 나들이 때 엄마가 오시는 아이가 누구랑 같은 모둠을 할지 종이를 뽑았습니다. 이번에는 오시는 엄마들 이름을 써서 각자가 종이를 뽑았으면 좋겠다는 새로운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손을 들어 서로의 의견을 확인한 뒤, 첫 번째 의견이 많음을 확인하자 경아와 순연이 자기 의견 내려놓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동의해서 제비뽑기를 했고, 3개의 모둠이 정해졌습니다. 그런데 모둠이 마음에 안드는 친구들의 얼굴이 보입니다.
교사 : 모둠 이렇게 정한거 마음에 들어?
아이들 : 아니요~ , 네~ (두가지 의견이 나옴)
교사 : 그럼 모둠이 마음에 안드는 친구들이 모여서 얘기해 볼래?
모둠이 마음에 드는 친구들에게 모둠 바꾸자고 어떻게 얘기하면 좋을지~~
모둠이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인 경아, 순연, 혜정, 미, 경미가 모였으나, 이야기 진행이 원활하게 되지 않습니다. 교사는 이럴때 개입을 하는데요,
교사 :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그럼 너희들 각자 누구 모둠에 들어가고 싶은지 얘기해볼래?
경아 : 경미랑 같은 모둠하고 싶어요.
순연 : 경아랑 같은 모둠하고 싶어요.
혜정 : 경미와 같은 모둠하고 싶어요.
미 : 경아랑 모둠하고 싶어요.
경미 : 지현이랑 같은 모둠하기 싫어요..
아이들 한명 한명에게 의견을 물어, 어느정도 모둠윤곽이 정해지는가 싶었는데요, 지현이와 같은 모둠을 하겠다는 친구가 아무도 없네요. 지현이 얼굴이 시무룩합니다.
교사 : 지현야, 넌 누구랑 같은 모둠하고 싶어?
지현 : 혜정이요.
교사 : 혜정아, 지현이랑 같은 모둠 할래?
혜정 : 싫어요. 지난번에 같은 모둠이었는데, 지현이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해요.
지현 : 그럼 이번엔 안 그럴께, 너 하고 싶은 거 해~
혜정 : 그래 좋아, 나 니 모둠 할래.
이렇게 해서 모둠이 다 정해졌습니다. 모두가 다 마음에 드는 모둠을 찾기 위해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5, 6살은 자기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하는 때라면, 7살은 커진 힘만큼 목소리도 커지고 때로는 이 힘을 과시하려고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반회의를 하면 자기와 다른 의견이 나왔을 때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또 그래서 목소리가 작은 친구들은 의견을 내는데 주저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3,4,5월 매주 반회의를 통해 내 의견을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고, 나와 다른 의견이 나와도 그 친구에게 소리지르지 않고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서로 자기의 의견을 얘기하고 이야기를 나누어 평화롭게 뭔가를 결정할 수 있게 된 거지요.
특히 한번 결정된 것은 절대 바꿀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다시 물어보고 확인해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의견을 나누는 것은 자기 의견을 포기하는게 아니라 더 좋은 결정을 하기 위해서 마음을 모으는 것임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면서 자기힘을 키워가는 풀씨 아이들이 사랑스럽고 대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