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현의 따뜻한 시선
아무 근거 없이 널리 퍼진 소문이라는 의미의 유언비어(流言蜚語)로 멀쩡한 사람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 내용이나 근거가 있으면 반론이라도 펼텐데 그야말로 아무 근거 없이 소문을 내는 이들 때문에 멀쩡한 사람이 죽일 놈도 되고 실제 죽기도 하는 결과를 낳는다. 나에 대해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유포하는 사람들 때문에 황당했던 일이 여러 번 있었기에 그것이 얼마나 사람을 깊이 아프게 하고 오래도록 힘들게 하는지를 조금은 안다. 유언비어를 매우 적극적으로 유포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특별한 생각 없이 옮기는 이들도 상당하다. 악의적인 생각을 가진 최초유포자보다 생각 없이 옮기는 이들 때문에 피해는 커진다. 이것이 악성 최초유포자의 의도일 것이다. 근거 없는 왜곡된 내용인지에 대해 알지 못하면서 무책임하게 유포에 동참하는 이들은 잘못했다는 생각도 안한다. 그러니 양심에 거리낌도 없다. 결과적으로는 대단히 큰 죄를 짓는 것임에도 말이다.
최근 유민아빠로 더 많이 불리는 김영오 씨가 단식 40일을 넘겨 병원으로 실려 간 이후 유포되는 악성 유언비어들은 보는 이를 아연실색케 한다. 어느 정도 과장을 해야 사람들이 속을 텐데 이건 해도해도 너무하는 내용을 유포하고 있으니 누가 속겠어라고 생각했던 내가 바보였다. 나이층을 불문하고 카톡과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는 내용을 보면 분노가 인다.
이혼한 그가 가족에게 생활비를 거의 보내지 않았다거나 아이들에게는 매우 나쁜 아빠였으며 그런 그가 아이의 죽음을 이용해 한몫 잡으려는 계획이라는 내용도 그렇고 심지어는 운동권들이 단원고 앞으로 집단적으로 주소를 옮긴 후 계획적으로 세월호를 침몰시켜 나라를 흔들려는 것 아니냐는 헛소리까지 하는 이들을 보면서 분노가 일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의 본능적 욕구인 먹는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진실을 밝혀달라는 요구를 하는 유가족들의 아픔을 외면한 채 온갖 특혜를 요구하는 철면피로 몰아가는 내용을 보면 기도 안찬다.
왜곡된 내용이 분명한 유포된 내용들을 살펴보면 상당수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의 내용인데도 유가족들이 온갖 특혜를 요구하며 평생 누리고 살려는 사람들인 것처럼 몰아가는 내용을 보면서 나름의 의협심에 유포에 적극 참여하는 사람들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이런 내용을 유포하는 이들은 유가족을 국민으로부터 분리하려는 의도를 가진 자들에 의해 놀아난 것이다.
왜곡된 내용을 구분할 능력을 개개인이 모두 갖춘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사회적 공기인 언론의 제 역할이 필요한 건데 현실은 왜곡에 동참하거나 의도적이든 아니든 묵인하는 형국이다. 이런 지옥과도 같은 험한 세상을 사는 양심 있는 이들은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까. 가슴만 답답하다. 이제 바른 내용을 널리 유포하기 위한 노력이라도 우리가 해야하는 게 아닌가. 세월호 유가족은 진실규명을 위한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특별법을 요구했을 뿐이다. 그 외의 어떤 내용도 요구한 바 없다. 이 사실을 널리 유포하자. 왜곡된 세상에 맞서는 정의를 원하는 이들이라면 말이다. 국민은 정의를 원한다.
김성현 정의당 경기도당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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