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아울렛 철산점 문을 연 첫 날, 울고 웃고 시비 교차

2008-02-29     강찬호

이랜드 노조와 지역노점상들 항의 집회...시, 파보레 상인들 천막 강제 철거.



▲ 노승환 노점 동부지역장이 이랜드 노조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곳이 바로 제가 8년동안 먹고 살아온 터전입니다."

28일. 새롭게 문을 연 이랜드 2001아울렛과 킴스클럽은 웃었다. 몇 년 동안 휴면상태에 있다 문을 연 새로운 쇼핑점을 찾은 시민들도 웃었다. 그러나 이랜드 해고 노동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울었다. 단속에 몰리고 있는 광명지역 노점상들도 울었다. 2년 가까이 천막농성을 해온 가칭 파보레 상인들도 울었다. 그리고 시가 쇼핑센터 근처에 가져다 놓은 자연석 의자들은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하는 애물단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철산역 대형판매시설에 입점해 문을 연 2001아울렛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이효선 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점행사를 갖고 정식 영업을 시작했다. 이곳은 지난 5~6년 동안 문을 걸어 잠근 채 식물인간처럼 있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2001아울렛으로 단장하고 새롭게 문을 열었다. 오픈행사와 맞물려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찾아 쇼핑을 즐겼다. 그러나 이날 개점 행사는 평탄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진통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이랜드 소속 노조 조합원들 100여명은 비정규직 및 해고 문제 등에 항의했다.

이랜드 본사 노조원 100여명이 행사장 입구를 찾아와 항의집회를 가졌다. 이랜드노조측은 비정규직 문제와 이랜드 노조 간부 18명을 해고한 문제, 노조에 대해 10억원 가량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회사 측에 항의하고 규탄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항의집회를 갖고 자진해산 했다. 해산에 앞서 매장 진입을 시도하다 물리적 충돌도 있었다.

한편 최근에 진행된 시의 노점 단속과 그 이유를 2001아울렛 개장과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며 의혹을 갖고 있는 전노련 소속 광명지역 노점상들도 이랜드 노조 집회에 부분적으로 참여하면서 연대했다. 

이랜드 노조 야탑점 최용호 지부장은 “성경에서 말하는ㄴ 긍휼이 여길 사람이 누구냐? 장로면, 하나님을 믿는 이면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며 이랜드 사측의 노조에 대한 대처 방식과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질타했다.  

나승환 전노련 광명동부지역장은 “시가 용역집행비 3억5천만원 예산을 세워 노점을 단속하고 있다. 남들은 기업형이다 뭐다 말하지만 오늘 집회현장이 열리는 바로 이곳에서 8년 동안 노점을 해왔고, 그걸로 아이들과 가족의 생계를 해 온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의 일방적인 노점 단속이 계속된다면 결국 더 큰 저항을 부를 수밖에 없다”며“얼마 전 전국 100만 노점이 광명을 지키겠다고 결의한 바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광명지역위원회 박종기 사무국장도 인사말을 통해 "지역에서 이랜드 불매운동을 벌이겠다. 함께 연대해 비정규직 문제, 노조 탄압 문제에 대해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 이날 저녁 7시 30분경 시는 파보레 상인들의 항의농성 천막을 강제철거했다.

한편 이날 2001 아울렛 매장 개장의 불똥은 지난 2년여 동안 천막농성을 해온 파보레 상인들에게 튀었다. 이날 오후 7시 30분경 시는 150여명의 공무원들을 동원해 항의농성을 하는 천막을 강제철거했다.

상인들은 시가 이날 오후 3시경 갑자기 계고장을 붙이고 저녁에 식사를 하러 간 사이에 강제철거를 했다며 억울해했다. 또 이날 늦게까지 시 단속부서를 찾아가 거세게 항의했다. 또 이날 갑작스런 강제철거에 대해 2001아울렛 매장의 영업을 도와주기 위한 것이라며 강자편을 드는 시가 형평성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 파보레 상인들이 천막을 강제철거 당하자 억울하다며 
시청 지도민원과 사무실에서 항의하며 울음을 참지 못하고 있다. 

파보레 상인들은 매장을 분양받은 분양주들과 임대나 수수료 매장 형태로 입점했다가 분양주들의 모임인 관리단에서 영업 시행사를 두, 세 차례 변경하면서 매장운영을 하지 않음에 따라 물건판매금액과 영업손실금 등의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2년 넘게 항의집회를 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행사장 주변에는 만일에 있을지도 모를 사태에 대비해 경찰병력이 대기했고, 사측에서 고용한 용역들이 배치돼 행사장 주변에는 사뭇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이랜드 노조는 당분가 2,3차례 항의집회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 파보레 상인 한명이 강제철거 4시간 전에 받았다는 계고장.



▲ 2001아울렛은 문을 열었고, 시민들은 쇼핑을 즐겼다. 안은 평화, 밖은 갈등.



▲ 시민편익을 위해 만들었다는 1개 100만원짜리 돌 의자. 이날은 회사측 용역들과 
이랜드 노조원들을 가르는 경계석 역할을 했다. 언제는 노점 자리를 막고, 언제는 경계석이라.



▲ 이랜드 노조원들이 매장 진입을 시도하자, 용역에 막혀 들어가지 못해 매장 정문앞 시위를 하고 있다.



▲ 파보레 상인 천막을 강제철거하자, 놀란 노점상인이 급히 철수하고 도망친다. 언제나 이 신세를 면할까. 
급한 마음에 도로 역주행을 하고 있어 위험천만이다.



▲ 집회로 한 입점매장이 인도로 나와 영업을 하고 있다. 
영업주는 집회때문에 억울하다고 하고, 파보레 상인들은 누구는 봐주고 누구의 불법은 묵인한다며 시는 강자편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