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주년 광복절과 ‘세월호 특별법’

김성현의 따뜻한 시선

2014-08-16     김성현 정의당 경기도당위원장
나라를 잃은 설움과 고통을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유전자에 그 아픔이 깊이 각인되어 있어서인지 광복절을 맞는 심정이 남다르다. 대부분의 우리 국민이 그렇듯이.

정부는 국민들을 안전하게 살도록 할 의무를 가진다. 국민은 정부에게 그 일을 잘 하라고 위탁하여 맡기고 세금을 내는 것이다. 정부와 국민의 상호존중과 배려가 발현될 때 그 나라는 행복하다. 반면 위탁하여 직무를 맡게 된 정부의 주요책임자들이 오히려 상전이 되기 시작하면 불행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하물며 유체이탈이라면...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데 직접 기여한 바 없는 나로서는 지금의 현실 앞에서 좋은 정부, 좋은 나라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민족적 유전자에 합당한 삶이라 믿는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너무도 암울하다.

세월호 정국으로 일컬어지는 지금의 상황이 너무 아프다. 이를 하루빨리 극복해야 한다는 부분에는 모두가 공감하실 터인데 그 내용을 잘 모르시거나 오해하시는 경우가 많음이 많이 안타깝다. 세월호 참사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으며 하나하나 드러나는 상황으로만 보아도 문제투성이였음은 확실하다.

행정과 입법이라는 부분에서 정확한 대처가 가능하려면 침몰 원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 때문에 진상이 철저히 밝혀져야 하는 것이고 그 필요에 따라 세월호 특별법이 하루빨리 통과되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 법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는데 있다. 국민들의 시선도 있고 하니 얼른 특별법이라는 형태는 갖되 내용은 일반법과 별로 다를 것이 없는 것으로나마 얼른 처리하고픈 정치세력이 있고 그 반대편에는 정확한 진상조사를 위해 특위의 투명한 구성 및 수사권과 기소권까지 갖는 제대로 된 특별법이 필요하다는 측이 있다. 양측 모두 이전의 경험에서 얻은 각자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여당은 정부와 운명공동체이니 진상이 철저히 파헤쳐질수록 불리해진다는 생각이 클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영문도 모르고 죽어간 이들 앞에 이토록 무책임한 모습으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 아닌가. 청와대도 해경도 지금 정확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있기에 이런 모습을 극복하려는 것이 특별법이다. 당연히 잘못이 있는 측은 방어태세를 갖추는 것이다. 하지만 난 이 일이 정부와 여당에게 불리하거나 야당에 유리하다고 보는 입장이 아니다.

국민의 안전을 위한 지금까지의 누적된 적폐가 있다면 정부가 나서서 더 적극적으로 전환점으로 삼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 아닐까. 치부를 모두 꺼내놓기 시작할 때 변화의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니 말이다. 환부를 드러내지 않고 의사의 처방을 바라는 것은 낫겠다는 의지가 없거나 부족한 것이라는 해석 가능하지 않은가.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일이 일어났다면 이제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 일을 막거나 방해하는 이들은 국민의 안전을 입에 올릴 수 없는 반역집단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내 힘으로 얻은 해방이 아니었던 광복절 69주년을 맞으며 33일째 단식으로 특별법 제정을 호소하는 유가족을 생각한다. 정부가 제대로 하지 않으니 직접 나서서 사력을 다해 노력하는 유가족들을 말이다. 누가 그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을까. 이제 정부가 답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