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산초’ 옥상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옥상상자텃밭 만들기 프로젝트 추진
8월 31일 오후 1시에서 2시 사이. 구름산 초등학교 옥상은 이 학교 5학년 학생들의 '무대'였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도 하고, 때론 제법 쏟아지기도 했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학생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상자텃밭 만들기’ 활동에 호기심과 재미가 가득했다. 때론 무거운 상자를 들어 올리고 옮겨야 하는 수고로움은 ‘힘들다’라는 탄성으로 이어졌지만, 엄살이 가득했다.
학생들은 전날 도시텃밭, 도시농업에 대해 이론 강의를 들었다. 그리고 이날 배추나 무 모종 중 하나를 상자 텃밭에 심는 활동을 했다.
학생들은 먼저 학교 본관 건물 옆 빈 터에 집결했다. 이곳에 비치된 상자텃밭용 상자와 그 안에 퇴비 자루를 담아 옥상으로 이동했다. 자신의 텃밭을 만들기 위해 학생들은 그 무게를 감당했다.
이어 옥상에 모여 텃밭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안내를 받았다. 퇴비를 상자 안에 앉히고, 모종을 심는 방법과 물주기 등의 절차가 소개됐다. 안내에 이어 학생들은 각 자 반별로 상자텃밭 만들기에 들어갔다.
상자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고, 퇴비가 빠지지 않도록 바닥에 작은 채 조각을 깔았다. 이어 퇴비를 깔고, 물 빠짐이 좋도록 하는 재료를 섞었다. 손가락으로 모종을 심을 공간을 내고, 그곳에 물을 주었다. 모종을 심은 후, 완성된 상자텃밭을 반별로 옥상에 배치했다.
이미 오전에 3,4학년 학생들이 먼저 작업을 해서 상자 텃밭이 옥상에 비치되어 있었다. 5학년 학생들 작업이 완료되면, 다시 6학년 학생들이 같은 과정을 반복하고, 상자텃밭을 추가하게 된다. 이날 이렇게 완성된 상자텃밭은 약 600개 정도.
상자텃밭 만들기 과정을 안내하고 도움을 준 광명경실련 이준구 도시농업위원장은 "이 정도 상자텃밭 규모면 전국에서 가장 클 것이라며, 학교 안에서 상자텃밭을 규모 있게 만든 경우가 드물다. 옥상에 나머지 빈 공간을 활용해 학부모회에서 재활용텃밭을 만드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전날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론 강연(‘환경 그리고 농업의 가치’)을 통해 왜 상자텃밭을 만들게 됐는지 배경 설명을 했다.
농약이나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거름과 퇴비로 잘 자랄 수 있도록 상자텃밭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자연순환유기농법'과 '전통농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른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다양한 도시텃밭 사례를 소개했고, 상자텃밭 만들기에 필요한 기초지식을 소개했다.
혁신학교로 지정돼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과 학교 안 실험을 이어가고 있는 구름산초등학교는 노지가 없어 작물을 재배하기가 어려운 여건에서, 상자텃밭 조성을 통해 학생들에게 '노작교육'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날 아이들의 활동을 보조하기 위해 참석한 한 학부모는 “아이들에게 좋은 체험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언제 해보겠는가.”라며, 반겼다. 학생들도 ‘작은 모종이 자라기는 하는 것이냐’며, 의문을 품기도 하면서, 관심을 보였다.
이 학교 양영희 교사는 "저학년들은 3학년 이상 선배들의 텃밭 만들기 활동에 마냥 부러운 시선을 보냈다."며, 처음 도입하는 과정이어서 여러 번거로움도 있었지만,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기회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