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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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은 가장 행복한 34살의 임신28주차 예비엄마였습니다.
그리고 그 봄은 꿈이 참 많았습니다.
그런데 4월 어느 날부터 감기증상이 나타났습니다.
모든 예비엄마들이 대부분 공감해주실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아기를 위해서 조금 참아봐야겠다'라고 생각했고, 귤도 먹고 생강차도 마시고 푹 쉬면서 회복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제 마음처럼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결국 5월 27일 원래 다니던 병원에서 호흡기내과로 입원을 했고
이틀 후인 5월 29일 선생님의 권유로 중앙대학교병원으로 옮겼으며,
당일 저녁10시 20분 예쁜아가를 강제출산하고 바로 중환자실로 입원했습니다.
지금 기억하는 순간은 어두운 방에 저를 보며 울고 있는 엄마와 남동생의 얼굴을 본 것입니다.
그리고 또 깊은 잠을 잤던 것 같습니다. 얼마나 잤는지 다음날인지 다다음 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중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진료를 받다가 6월 9일 엠블런스를 타고 서울아산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아무도 저에게 확실하게 이야기 해주지 않았지만,
아산병원으로 간다고 했을 때 최근 임산부들에게 걸리는 폐질환이구나 싶었습니다.
아산병원 응급실에서 치료에 필요한 무슨 시술을 받은 뒤, 응급 중환자실에서 들어갔습니다.
숨을 쉬는 것이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고 머리도 몸도 너무 무겁고 아팠습니다.
어떻게 되는 것인지 아무것도 모르겠고 온통 모르는 사람들만 있는 그곳이 너무 무서웠습니다.
저를 걱정하며 돌아서는 남편의 얼굴을 보면서 혼자 중환자실에 남아 한참을 울었습니다.
내과중환자실에서의 하루하루를 글로 쓸 수 없습니다.
의료기기에 영향을 줄지 모르기 때문에 아무것도 반입되지 않는 중환자실
체혈과 치료를 위한 주사줄, 움직일 수 없는 몸, 하루에 30분 두번 가족의 얼굴을 볼 수 있습니다.
왜 나의 폐가 숨을 쉴 수 없는지 모르는 답답함과
30분 아내를 보기위해 하루를 견뎠을 남편과 엄마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이 뒤범벅이 된 시간.
폐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고민하며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치열하게 생각해봤습니다.
정신줄을 놓으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잠드는 순간마져 두려웠습니다.
가족의 모든 경제적 희생을 대가로 하는 폐이식을 할 수 없다는 마음을 먹고 끝까지 폐이식을 거부하기로 했습니다.
내 폐로 숨을 쉬리라…
내 폐로 숨 쉴 수 없는 순간이 온다면 그때는 아프지 않게 나를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남편은 그럴 수 없다며 울었습니다.
저의 폐는 폐섬유화가 생겨 건강한 사람의 폐처럼 숨을 쉴 수 없습니다.
폐는 간처럼 다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폐섬유화가 된 폐는 그냥 죽은 것입니다.
어린이의 경우 성장에 따라 폐가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지만 성인의 폐는 나이듦에 따라 오히려 폐기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폐가 산소를 건강한 사람처럼 보낼 수 없기 때문에 심장은 더 빨리 뛰면서 산소를 옮겨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으며 그런 이유로 다시 병원에 입원하는 사례도 있다고 합니다.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몸에 노폐물이 생기고 콩팥에 이상이 생겨 신장을 이식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 모든 일들이 저에게 닥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일들이 폐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우들에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유도 모르게 걸린 이 모든 고통의 원인이 무엇인지 다들 궁금해 했습니다.
이제 그 이유가 조금씩 밝혀져 가고 있습니다.
저도 건강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안구건조증이 있어 꾸준히 가습기와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었습니다.
가습기를 더 청결히 사용하기 위해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습니다.
사용할 때는 큰 기업에서 만든 제품이 그래도 더 좋다는 믿음으로 상품을 구매했습니다.
구입한 곳도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있는 동네 마트입니다.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해서 이익을 본 기업도 있습니다.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모든 국가에 가이드라인을 따라 상회하는 기준에 부합해 생산한 것" 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상적인 유통경로로 판매한 상품을 구입한 일반소비자가 이렇게 참담한 죽음의 고통 속에 있는데
책임지는 기업도, 책임지는 정부도 없습니다.
저는 이제 상식있는 여러분들께 묻고 싶었습니다.
제가 저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저를 향해 돌을 던지십시오.
왜 이익을 본 기업과 그 기업이 국가에 가이드라인에 따라 만들었다는 상품을 판매되도록 해준 정부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까?
저는 4월 4일 4,950원에 가습기당번550ml*2 상품을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정당한 돈을 주고 구입했습니다.
상품의 독성으로 인해 지금 저의 폐는 폐섬유화로 건강한 숨을 쉬지 못하고 있으며,
많은 착하고 예쁘기만 한 아이들과 어르신들 더러는 건강한 성인들까지 삶을 달리했습니다.
폐이식으로 삶을 다시 살아가는 환우분들도 남아있는 건강문제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제 정부는 책임질 부분을 책임지시기 바랍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오롯히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지 마시길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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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19일 늦은 나이에 얻은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소중한 딸아이는
겨울에 태어났습니다.
실내에서만 생활하는 아기를 위해 가습기를 사용했고, 옥시싹싹 가습기 청소당번 제품을 사용했습니다.
2011.3월경까지 잘 먹고, 잘 놀고, 큰 탈 없이 무럭무럭 잘 자랐는데...
옹알이도 하고, 걸음마도 배우던 사랑하는 딸아이는
2011.5월 1달 전 부터 갑자기 살이 빠지고 잘 안 먹으려고 해서 병원 갔더니
엑스레이 찍어보고 이상 없어서 피검사 해봤더니 이상하다고 큰 병원 가라고 해서
서울에 있는 우리나라 최고 대학교의 병원에 갔었지요.
엑스레이 찍고, 피검사 하시더니 이상없다고, 내시경 하다가 갑자기 숨을 못 쉰다고 해서
심장 초음파 해보고 이상없다고 하셔서, 기관지 내시경 한다고 완전마취 후
숨쉬기가 어려워서 5월 중순에 중환자실에 들어간 후 7월 5일 영영 제 곁을 떠나갔습니다.
병원에서 의사선생님들께 원인에 대해 물어도 보고, 억울한 마음에 하소연도 해 보았지만
차라리 암이면 수술이라도 할텐데 방법이 없다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못 고치는 병이 없다는 요즘 세상에...어찌 이런 일 이 있을 수 있습니까...
사랑스런 딸아이 하나 제대로 못 키운 못난 애비지만...
저와 같은 가슴이 미어지는 고통이 더 이상은 일어나지 말아야 합니다.
최근 뉴스와 인터넷의 가습기 살균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먹먹하고,
저의 잘못된 선택에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내 딸을 먼저 보낸 게 아닌가라는 죄책감마저 듭니다.
'너무너무 미안하고, 너무너무 사랑하는 우리 딸...
짧은 시간이지만 내 딸로 태어나 줘서 고맙고,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너무 미안하다...
나중에 아주 나중에 다시 만날 수 있으면 못난 아빠 용서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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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첫 사례는 다음 아고라 청원글에 올린 우리 모임(가습기살균제피해자대책모임 cafe.daum.net/keepus) 회원의 글입니다. 그 다음 아래 사례는 우리 모임 카페에 한 회원이 올린 글입니다. 저희 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에 접수된 피해사례가 120건이 넘었고, 사망 건도 30건이 넘었습니다. 공포이고 쓰나미입니다. 신종플루가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었을 때와 견주면 그 심각성은 더 합니다. 반면 정부 대응은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이번 가습기살균제 피해 문제가 신종플루와 견줘지겠습니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그 자체에 대해서도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저의 경우도 제 딸이 올 6월 서울대학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 동네 병원을 한 달 넘어 다녔습니다. 감기 증상에 반복된 약의 처방이었습니다. 그 사이 아이는 나빠져 갔던 것입니다. 의사도 모르고 부모도 모릅니다. 혹시나 해서 큰 병원에 갔더니, 비상입니다. 원인미상 급성 간질성폐렴. 이게 뭔가요. 모르지요. 처음 듣는데. 멀쩡한 아이를 두고 죽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의사는 몹시 당황해합니다. 원인도 모르고 치료법도 확실하지 않으니 그런 것이지요. 확률게임에 들어갑니다. 운이 좋으면 사는 것이고, 아니면 그 반대입니다. 의료진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지만, 불안의 기운은 여전합니다. 세상이 한 순간에 거꾸로 갑니다. 얼핏 가습기 사용했냐는 이야기도 들은 듯합니다. 의사는 알 수 없는 질환이니 운이 없어 그런 것이라고, 그리 생각하라고 합니다. 5살 딸 아이는 얼마나 황당하고, 또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부모로서 곁을 지키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지요. 이 질환을 겪는 모든 가족들이 그러했을 것입니다. 애 엄마는 휴직하고 저도 하던 일을 일부 접고 애 치료에 집중합니다. 고농도 스테로이드제, 항암제 등이 치료에 사용됩니다. 불안한 시간들이고, 아이는 고통의 시간들입니다. 매일 엑스레이를 찍으며 경과를 관찰합니다. 의료진은 팀을 이뤄 집중 모니터링합니다. 한 달 치료를 받고, 다행히 진행 경과는 멈췄습니다. 퇴원하고 한 달반 정도 스테로이드제 치료를 이어갑니다. 신중하게 관찰한 담당 의사는 이후 스테로이드제 치료를 멈춥니다. 지금은 예후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일부 손상된 폐는 어찌할 수 없습니다. 목숨이라도 건진 것에 안도의 숨을 쉽니다.
기댈 곳 없는 가운데 환자 가족들이 접하게 된 곳이 온라인 커뮤니티입니다. 그 속에는 무수한 고통과 상실, 불안이 뒤섞여 있습니다. 눈물로 서로 위로하는 마음의 교류가 있습니다. 그리고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산모의 원인미상 폐질환 사망과 관련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회원들은 술렁였습니다. 보이지 않던 것이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조금씩 커뮤니티 밖으로 걸어 나왔고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산모 뿐 아니라 영유아 피해가 더 심각하다고. 9월20일 그렇게 처음으로 세상에 8명 피해사례, 그 중 6명의 사망 사례를 보고했습니다. 이어 추가로 접수된 내용을 가지고 11월 1일 18명의 사망사례를, 9일에는 28명의 사망사례를 세상에 알렸습니다. 산모, 영유아뿐만 아니라 성인, 가족에 이르기까지 피해가 심각하다고 알렸습니다. 11일 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3개 제품을 대상으로 동물실험 대상 독성실험을 한 결과 유해성이 입증됐고, 관련 제품을 포함해 6개 제품에 대해 강제수거명령을 발동합니다. 나머지 6개 제품에 대해서는 사용중단을 강력하게 권고합니다. 피해자에 대한 대책과 사과는 빠졌습니다. 해당 제품에 유해성이 입증된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당연하게 관리되었어야 할 물질이 관리대상에서 빠져 있었다고 하는 행정 공백도 인정했습니다. 그럼에도 책임을 지겠다는 모습은 없습니다.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는 현재 상황입니다. 원인 없는 결과가 있을 수 있습니까. 그렇게 우기는 ‘그들’만 있습니다.
#. 가습기를 사용하고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는 이들이 누구입니까. 그리고 누가 집중적인 피해를 입었습니까. 임산부, 영유아, 노약자, 감기를 앓고 있는 환자들. 약자들입니다. 보호 받아야 하는 이들입니다. 보호가 필요한 그들을 보살피기 위해 사용한 것입니다. 안전하다고 믿고 사용한 것이지요. 설마 우리 사회가 그 정도로 허술하고 엉터리였을 것이라고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가까운 슈퍼에서 구입해 집 안에 두는 그 제품들이 독성물질이었다고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목으로 들이켜 폐로 가는 그 물질이 안정성 검사도 거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감히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생활용품, 공산품이었다니요. 어떻게 그런 제품이 슈퍼에서 팔리고, 공산품으로 관리될 수 있는 것입니까. 또한 공산품의 범주에서 최소한의 안정성 관리도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지요. 다른 세상에 와 있는 것 같고, 세상이 새삼 무서워집니다.
대책모임 활동을 하면서 언론에 노출되곤 합니다. 기자들의 인터뷰를 만나고 그들의 취재활동을 접합니다. 취재 활동의 범위가 피해 사례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소송 문제에 집중합니다. 피해 심각성을 알리기 위함이고, 또 피해에 대한 보상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지요. 맞을까요. 피해 사례를 보도하는 것은 피해자 편에 서겠다는 의지여야 합니다. 그럴 것입니다. 함께 아파하고 공감하는 과정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답도 명료하게 보일 것입니다. 부분적 해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가족을 잃고, 또 가족의 피해를 지켜본 이들에게 가장 크고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그 상실감과 죄의식, 또 그들의 분노를 어떻게 이 사회가 껴안을 수 있을까요. 사과를 촉구하고, 정부 차원의 피해자 대책을 촉구합니다. 엉터리 같은 사회 시스템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사람이고, 생명입니다. 따뜻한 위로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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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책임을 지지않으려 하는 정부와
눈치만 보는 업체들 사이에서 가슴에 멍이들어
울부짖는 힘없는 국민들,,,
변명만 일삼는 그들과의 싸움에서 꼭 승리 하시기를 바라며
이 해가 가기전에 좋은 소식 있기를 고대 합니다.
화이팅!! 용기 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