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기 좋은 날, 두 번째 이야기
놀기 좋은 날, 두 번째 이야기
  • 양영희(구름산초교사)
  • 승인 2011.10.25 2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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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구름산학교축제 준비 이야기

구름산학교 축제는 '놀기 좋은 날'이다. 올해 2회째다.

축제준비위원회(축준위)

언제부터일까?
축제를 만드는 과정이 축제가 되고 있다.
축준위회의를 하는데 새로운 아이디어가 끝이 없이 나온다. 누군가 영상제를 제안했고, 누구는 사진전을 제안했다. 다같이 쌀을 모아 축제떡을 하자는 의견도, 주제가 ‘미래생태’니까 ‘녹색장터’를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축준위 위원들이 내는 의견은 스몰스쿨의 의견이 다수 포함되기도 하고, 회의 과정에서 서로를 자극하며 창조성으로 연결되어 나오기도 한다. ‘영상제나 축제떡, 녹색장터’ 등은 물론 작년 축제 땐 없었던 내용이고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회의시간은 마냥 길어지고 배고프고 체력도 떨어지기 일쑤다. 그런데 묘하게 우리들에게 알 수 없는 포만감 닮은 행복감이 고루 퍼지는 걸 경험하고 있다.
새로운 길로 가보고 싶은 맘, 아이들이 즐거워할 것을 머릿속에 가득 그리며 꾸는 꿈
바로 축준위가 하는 일이다.

많은 의견들은 우릴 신선하게 했고 우린 스몰스쿨별 회의를 통해 학교축제 내용으로 받아들여졌다. 축준위는 8월말부터 거의 매주 한차례 모이고 있다. 축준위는 스몰스쿨이야기들을 모아오기도 하고, 축준위 회의내용을 가지고 재논의를 해 오기도 하며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내용이 결정되면 그 일을 담당해야 하는 다음 과정이 아주 복잡하게 남는다. 누가 어떻게 그 일을 추진하고 해 내며 의미를 담아 아이들과 함께 할 것인가? 이야기는 끝이 없고, 모일 때마다 창조의 기쁨과 역할의 부담이 실존한다. 그래서 어느 날 회의때 창조적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 이름을 적었다 벌을 주거나 일을 몰아주자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작년 첫 해에 비하면 많이 편해지고 안정된 느낌이다. 8월부터 시작한 축준위(축제준비위원회), 각 스몰스쿨 대표 2명과 업무담당 팀장1명으로 모두 13명이 함께 모인 TF팀이다. 공연, 부스, 전시팀으로 나누어 분업과 협업의 과정을 거치며 거의 매주 모여 축제의 목표와 방향을 잡고 세부추진 계획을 논의 하고 있다.

오디션


축제오디션

축제공연 오디션에 신청서를 내고 참가한 팀이 59개팀이었다. 이 팀들을 심사하는데 꼬박 이틀이 걸렸다. 오디션장소인 구름산마루는 이미 축제장이었다. 참가자만 해도 200여명이다. 우릴 놀라게 한건 참가팀의 수도 그렇지만 그 열기이다. 마치 ‘슈퍼스타 K’를 옮겨온 듯 진지함과 뜨거움이 한곳에 다 있었다. 아이들이 무대위에서 자신을 표현하고 발산시킬 기회를 갖는 것이 공교육에서 얼마나 얻기 어려운 기회인가? 오디션을 보며 우린 또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저 아이들을 어찌할 것인가?’

그래서 지금 다시 제2의 무대를 만들어줄 것을 결정하고 방법을 찾고 있다. 구름산의 모든 일들은 처음 내린 결정대로만 하는 일은 없다. 과정에서 수정되고 변경되고 확장되는 일이 다반사다. 어찌보면 구름산의 의사결정 과정이기도 하다. 오디션의 심사위원은 축준위 및 희망교사 5명, 예쁜 손 5명으로 모두 10명이 참여해 공정성을 기했다.

오디션


축제도우미, 예쁜 손

축제를 위해 꾸린 교사 TF팀이 축준위라면 학생대표가 바로 예쁜 손이다. 이 별칭도 아이들이 만들었다. 스스로 축제를 도와 그 손이 하는 일이 예쁜 일이 되고 싶다는 그야말로 예쁜 생각이다. 예쁜손은 두레대표, 동아리대표, 학년대표, 그리고 희망하는 아이들 33명이 모여 만든 축제도우미다. 아이들도 틈틈이 모여 축제 부제를 정하고, 축제를 알리는 두레방송을 준비하고 , 축제 부제들을 말풍선을 만들어 홍보하고, 축제 당일 날 축제 부제로 보물찾기를 준비하고, 축제송을 홍보하고 팀원들을 전시, 부스, 공연팀으로 나누어 역할을 논의하고 있다. 축준위의 전시, 부스, 공연팀을 도와 축제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오디션 심사위원, 공연 진행도우미, 축제 안내, 홍보, 녹색장터 도우미 등등 새롭게 추가된 활동과 이미 작년 선배들의 활동을 생각하며 아이들은 이미 스스로 축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축제부제로 나온 의견은 80여 가지이다.
‘자연 속으로 풍덩, 생태야! 놀자!, 자연과 친구되는 날, 지금 우리는 아픕니다, 구름이와 산이를 지키자, 시간아 멈춰라, 아침햇살, 누워서 하늘보기, 해질녘 노을처럼, 초록세상, 내일, 자연소리, 미래를 향한 걸음, 몽땅 내 생태, 자연 만만세, 자연 콘서트, 생태의 유혹, 좋은 놈, 착한 놈, 깨끗한 놈, 자연은 내 곁에, 물방울, 솟대, 자연은 내곁에....’

오디션


모든 학급이 부스가 되다

1,400여명이 동시에 즐거운 놀이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즐겨라!
학교의 일년살이 중 중심내용으로 진행했던 ‘미래생태’를 축제이야기로 들여오기로 결정하고 부스를 준비하고 있다.
평소에 교실과 특별실 현관과 통로였던 곳이 부스와 전시물로 가득해질 것이다. 아이들은 부스 안내도를 갖고 곳곳을 누비며 체험과 놀이를 즐기는 축제에 참여하게 된다. 이미 아이들과 담임선생님과 함께 준비할 부스주제를 정했으며 반별로 준비를 하고 있다. 곧 부스를 알리는 포스터를 그려 붙일 것이며 활동모둠을 짜고 반별로 역할 분담을 할 것이다. 2~6학년은 이미 작년의 경험으로 자신들이 ‘놀기 좋은 날’을 만드는 중이다.

부스주제는 ‘도토리 축구, 여기는 낙엽세상, 돌에 그린 내 얼굴, 윳놀이, 나무 목걸이, 솔바울 투호, 손수건 만들기, 내가 만드는 머리끈~, 비닐봉지 전래놀이, 자연물을 활용한 냉장고 자석 만들기, 나만의 에코백 만들기, 메모꽂이 만들기, 폐지로 만드는 전통 딱지놀이, 블록으로 꾸미는 세상, 비누 만들기, 둘레길 걸으며 미션, 나무 퍼즐, 멧돼지와 도토리, 페트병뚜껑 알까기, 위기에 빠진 동물들을 구하라. 우리가 키운 상추야! 맛 좀 볼래?, 천연 화장품 만들기, 감자만두, 지구가 뿔났다!, 환경퀴즈달인, 목조건축물 만들기, 착한 떡볶이, 사과 반쪽 안에 담긴 많은 것들, 종이상자 시계 만들기’등 미래생태란 주제를 활용한 것들이다.

오디션



동아리의 활동

28개의 동아리 모두 축제에 참여하고 싶은 방식으로 그 내용을 결정하고 있다. 밴드, 뮤지컬, 기타, 비보이, 리코더, 핸드벨 등 공연이 가능한 동아리는 공연 참가를 전시나 부스활동(지구지킴이, 내가 만드는 움직임의 세계)이 가능한 팀은 또 그에 맞는 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하여 준비 중이다. 특기적성팀과 학년, 학급의 전시도 따로 준비 중에 있다. 동아리와 학년, 학급, 특기적성팀의 축제 참여나 방식도 구성원들의 자발성에 기초하고 있다. 축제는 평소의 활동을 펼쳐 보일 장일뿐 대회도 경쟁도 없다.

오디션


학부모와 함께 하는 축제

학부모회, 책읽어주는 어머니, 디자인동아리, 행복농장 동아리 등이 녹색장터와 부스운영, 전시를 준비 중에 있다. 학부모회에서는 녹색장터를 마련해 (전교생이 참여하여 장터물건과 쿠폰을 교환하고 있음) 미래생태라는 주제를 실천할 장을 준비하고 있다.

오디션


지역과 함께 하는 축제

광명시노인복지관, 하안문화의집, 광명문화의 집, 광명5동청소년문화의집, 푸른광명21, 교육희망네트워크 등 지역팀이 부스와 공연, 전시를 통해 축제를 함께 준비하고 있으며 학교 지킴이 선생님은 사진전을 통해 아이들 축제에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축제떡

모두가 함께 만들고 즐기는 축제를 위해 전교생이 쌀을 모아 축제떡을 하기로 했다.
그 떡은 아이들과 학부가 함께 나누어 먹을 예정이다. 쌀을 작은 봉지에 담아와 모으는 일, 17일부터 3일 동안 하고 있다. 옛날 시골에서 잔치하는 의미를 살려낼 수 있을까? 도시에서 각 가정의 쌀독을 열어 모은 쌀로 잔치를 준비 중인 것이다. 이일은 학부모 요리 동아리에서 맡아 봉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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