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드리학교 1,2기 어르신 체육대회 후기
살아도 살아도 지나온 어떤 시점이 마음에 걸려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이 멋진 추억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우릴 집착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그런데 그것이 일상을 지배하며 불편하게 하고, 생애 곳곳에서 상처로 얼룩지게 하는 일이라면 그것은 ‘한’이 되고 말지요.
아름드리는 모든 과정이 그 ‘한풀이’가 되는 것 같습니다.
2011년 10월13일(목) 오후 2시 아름드리학교 교사들과 복지관 담당 선생님들이 준비한 체육대회가 열렸습니다.
소박하고 조촐한 자리였지요. 졸업하기 싫어했던 1기 어르신들과 2기 후배님들이 함께 모여 갖는 동창회 같은 행사였습니다.
아이들처럼 줄을 서고 ‘앞으로 나란히’를 하는데 진행하는 선생님이 손을 내리라는 말을 잊고 있으니, 계속 양팔을 올린 채 ‘이 손은 언제 내리나요?’ 라고 물어서 모두 웃기도 했습니다.
1,2기 어르신들은 청팀과 백팀으로 나누어 공전달하기, 비석뒤집기, 바구니 터뜨리기, 계주 등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승부에 집착(?)을 하며 열심히 땀 흘리시는 어르신들. 단체사진 찍는데 어디선가 파스향이 진하게 났습니다. 그 향기가 아련한 아픔처럼 느껴졌습니다.
뒷풀이를 하며 어르신들이 한 말씀들을 하십니다.
‘진짜 학생이 된 것 같다’
‘너무 기분이 좋아서 날아갈 것 같다’
‘최고지 뭐~~뭘 더 말해?’
행사가 끝나고 돌아가시면서 어느 어르신이 교사 손을 잡고
“어떻게 이 은혜를 다 갚을까?”
말씀하시며 불편한 허리 숙여 인사하십니다.
우린 그분들의 잃어버린 시간들을 얼마나 되돌려 놓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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