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더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언어발달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지만 잘 모르는 것이 더 많습니다. 책을 읽거나 이웃을 통해 양육 정보를 수집하거나 경우에 따라서 교사와 전문가를 만나기도 하지요.
아이를 알자고 들면 관심을 두기 전에는 잘 모르던 많은 특징들이 눈에 띌 거예요. 여러 가지 특징들은 장점과 단점을 나뉘지요. 아이를 이해하는 건 퍼즐 꿰어 맞추기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말이야 쉽지만 이 퍼즐이란게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아야 잘 맞춰집니다. 아이가 잘 자라줄 때 퍼즐 맞추기가 잘 되었다고 볼 수 있어요.
퍼즐 맞추기를 하다보면 엄마가 알고 있는 내 아이의 전혀 다른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지요. 혹은 보고도 못 본 듯 무심코 놓쳐버릴 수도 있구요. 특히 말이 늦되거나 장애가 있는 아이들일 경우에는 퍼즐 맞추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바로잡아야 할 점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띄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정상발달을 따라가지 못 하면 대개는 약점을 중심으로 아이를 보게 됩니다.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될 거예요. 건우(가명)라는 아이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치료를 받으러 다니곤 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는 아이가 낯선 사람이 있을 땐 가까이 다가가 냄새를 맡는다는 이유로 혼을 많이 내셨습니다. 냄새를 맡는 행동을 하면 사람들에게 배척 당할까봐 두려우셨던 것이죠. 혼을 내도 그만 두지 않으니 손찌검을 하는 일도 종종 있었습니다. 반면에 건우의 엄마는 건우가 캐릭터 모자를 씌우면 좀 더 귀염성이 돋보일 거라며 칭찬을 하기도 하고, 글씨에 관심을 기울이거나 기억력이 좋다는 점을 부각시키곤 했습니다.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눈은 한 쪽으로 치우치지 말아야 합니다. 아이를 문제 중심으로 보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문제아가 됩니다. ‘옆으로 눈을 흘기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텐데’, ‘어른을 보고도 인사도 안 하고 대답도 안 하면 버릇없는 아이로 보일 텐데’, ‘아이들 무리에 섞이지 않으면 사회생활을 익히지 못 할 텐데.’ 등 문제 중심의 접근은 끝없는 걱정거리를 낳습니다.
문제 중심의 사고가 깊어지면 문제가 아닌 것도 문제 삼게 됩니다. 오히려 ‘우리 아이는 상냥하고 순하고 잘 웃는 낙천적인 아이야. 발달이 조금 늦되어 어려움을 겪는 것뿐이야.’라고 문제마저도 아이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문제될 일이 없어집니다. 만일 아이가 생각지 못 한 불편한 행동을 한다면 문제 될 상황에 아이를 데리고 나서지 않으면 되고, 어쩔 수 없이 그런 상황이 되었다면 “아이가 아직 발달이 순조롭지 못 해서 그래요. 양해를 부탁
드립니다.”하고 조용히 미소 지으면 이해하지 못 할 사람이 없습니다.
건우는 자폐 성향이 있는 발달장애 아이였습니다. 정상 발달을 따라가리라 기대하기가 어려웠지요. 좇기는 일상 속에서도 아이가 가진 장점을 콕 짚어내는 건우의 엄마는 희망을 놓지 않았고 아이의 단점은 치유시키려 노력했고, 장점을 비추어 아이를 건전한 방향으로 이끌려고 애써왔습니다. 많은 노력을 기울인 만큼 건우는 잘 자라주었고 지금은 여느 아이들과 별로 다름없이 정상 발달에 근접했습니다. 오늘도 건우를 향한 엄마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구요. 건우를 잘 자라게 한 건 바로 “긍정의 힘!”이었지요.
필자.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학과 학사, 동대학원 불어학과 석사
연세의료원 언어치료사 과정 이수
한국언어치료전문가협회 언어치료사 (1급), 감독자
노원을지병원 이비인후과 언어치료실 근무 /서울특별시립 아동병원 재활의학과 언어치료실 근무
김효재언어장애연구원 근무
현 연세언어치료연구소장 (구 광명 연세 언어연구원)
치료실: 02-2683-7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