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변화의 한 축에 혁신학교가 있다. 광명지역에서도 혁신학교의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소하중도 그 중 한 곳이다. 올해 3월1일 혁신학교로 지정됐다.
소하중 김성숙 교장은 하안북중 교감에서 소하중 교장으로 지난해 부임했다. 새내기 교장으로서의 열정은 혁신학교 지정으로 이어졌다. 김 교장은 소하중만의 혁신학교 모델을 찾겠다고 말한다. 이 학교는 이미 지정된 다른 혁신학교와 출발선이 조금 다르다.
사전 준비 과정에서 준비팀이 결성돼 준비를 하고,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핵심리더들이 주도적으로 혁신학교를 끌어가는 방식이었다면, 소하중은 기존 학교에서 바로 혁신학교를 얹힌 경우이다. 즉 별도의 주체 없이 시작된 혁신학교이다. 따라서 소하중이 혁신학교로서 성공한다면, 이는 또 다른 롤 모델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김 교장은 조건이 다른 만큼 기존 틀에서 스며들듯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한다.
소하중이 혁신학교로 지정된 배경에는 김 교장의 열정과 의지가 가장 큰 이유가 됐을 것이다. “우리는 타이타닉호에 탄 것이다. (혁신학교를 하지 않고서)다 죽을 것이냐.”며, 협박조로 호소하기도 했단다.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면 생명력 있는 닭이 되지만, 남이 깨면 결국 후라이밖에 안 된다.”는 말처럼 교사들의 적극성을 주문했다. 소하중은 그렇게 김 교장의 주도적 의지에 힘입어 혁신학교로 지정됐다.
김 교장은 혁신학교에 대해 뚜렷하게 무엇을 제시하는 것에 신중한 입장이다. 내실있게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혁신학교는 배움이 일어나는 곳이고, 또 제대로 배워오는 곳이 되어 학부모들에게 신뢰를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혁신학교는 철학이지, 프로그램이 아니다. 혁신학교는 혁신교육을 해야 한다. 혁신교육을 통해 교육의 근간, 기틀을 마련해가야 한다. 시대변화에 맞춰 배움이 일도록 해야 한다. 혁신학교, 정형화 된 것은 없다. 교육은 확 바뀌지 않는다. 흔들리지 않는 교육의 기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소하중은 진로활동을 통해 스스로 문제해결 능력을 높이는 교육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체험도 하지만 실력도 기르도록 해야 한다.”
김 교장은 혁신학교로 지정받는 것에 열정을 쏟았던 이유에 대해 혁신학교 이전에 스스로 혁신 마인드를 많이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한다. 교장이 되기 이전부터 교장이 되면 이렇게 해보겠다는 나름의 구상들을 이미 가지고 있었다. 경쟁도 중요하지만, 협동학습이 중요하다는 것도 마음에 두었던 터였다.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혁신학교의 내용이 이미 머릿속에 가지고 있었던 구상들과 맞닿아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먼저 일을 벌이지는 않는 편이다. “공문이 오면 그 공문을 핑계로 일을 진행한다.”며, 웃음을 짓는다. 교사들의 협조를 얻는 것이 중요하고 교장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모습은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혁신학교 교장은 어때야 할까. 김 교장은 “교장 해보니까 생각보다 어렵다”고 말한다. ‘혁신학교 왜 해요’라는 물음을 받기도하지만, 교육이 제대로 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교사라는 직업은 희생과 헌신이 따르고, 진정성으로 해야 하는 직업이다. “혁신학교가 제대로 되려면 우리학교 같은 ‘보통학교’가 성공해야 한다. 특정 리더들이 앞장서서 끌고 가는 방식이 처음부터 아니었기 때문에 다른 학교에도 적용이 가능한 경우”라고 말한다.
혁신학교가 뭐냐는 질문에 흔쾌하게 답을 꺼내기는 쉽지 않다. 혁신학교를 추진하는 교육정책의 목적과 방향은 있지만, 교육현장에서 드러나는 혁신학교의 모습은 저마다 다른 모습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장 역시도 “저에게 특별히 혁신학교가 무엇이냐고 묻지 말아 달라”고 말한다. 너스레다. 이어지는 답이다. “다만 아이들의 변화에 필요한 모든 안테나를 다 동원하고 거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한다.
혁신학교 교장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위임형이 되라고 하는데...위임하고 아무것도 안 하면 뭐하나. 비전, 방향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생님들에게도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느끼겠는지’에 대해 계속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말한다. 아이들의 변화, 즉 교육활동 전후의 변화에 주목하라는 주문이다. 교사들에게도 스스로 왜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많이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김 교장은 “소하중은 아이들의 변화를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자 하는 교사들이 있다면 그들에게는 천국이다.”라고 말한다. 100퍼센트 이상 밀어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교사들은 괴로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24년 아이들을 가르친 경력과 관리자로서의 경험은 직관적으로 교사들이 스스로 연구를 해가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한다. 김 교장은 혁신학교를 시작하면서 “선생님들의 전문성 향상과 학생들의 진로체험교육의 활성화와 내실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한다.
소하중은 배움과 배려를 통해 결실을 맺는 행복한 혁신학교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격물치지’를 교육철학으로 삼고 있다. 수요일과 토요일을 탄력적으로 활용해서 진로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으로 운영한다. 한 달에 한 번은 수요일에 오전 수업만 한다. 이 시간을 활용해 교사들은 연수를 한다.
수업혁신에 대해서는 올해 열심히 배우는 기간으로 삼고, 내년에는 본격적인 수업혁신의 해로 삼을 계획이다. 교과협의회를 통해 수업혁신을 모색하고 있다. 창의적체험활동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진로적성교육 활성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학생들의 직로적성 테스트를 통해 세 개의 직업군으로 나눠, 직업박람회를 진행하고, 이를 통해 진로동아리를 선택해 1년 동안 활동한다. 학교 도서관이 활성화되고, 점심시간에도 도서관 이용이 많아지는 모습도 달라진 풍경이다.
소하중은 얼마 전에 찾아가는 국립과학관 행사를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곤충과 식물 표본을 전시하고,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 학교 창의영재과학동아리반 학생들이 직접 표본들에 대해 사전 공부를 해와 직접 관람객 안내를 진행했다. 과학관은 이 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 학생들, 인근 주민들에게도 개방됐다. 외부 교육자원을 지역으로 유치한 것도 그렇지만 운영 과정을 학생주도형으로 살려, 운영의 묘를 살린 것이 돋보였다. 스며들듯 변화를 꾀하고 있는 소하중의 모습이다.
교장선생님의 열정이 많이 느껴졌던 한해입니다. 내년에는 본격적인 수업혁신의 해라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됩니다. 아이를 이곳에 보내는 엄마로서 행복한 한 해 였고 내년에도
또 작은 애가 입학하는데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열정 가득한 선생님도 많고요.
'배움'과 '배려'의 모토..교육을 제대로 아시는 분 같습니다.분명 소하중학교는 앞으로 무궁한 발전이 있을거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