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과 감동으로 마감했던 아름드리 1기 졸업식에 이어 2기 구름산 아름드리 학교 입학식이 9월 3일 오후 3시에 구름산초등학교 미래형 학습실에서 있었다. 아직 서로를 잘 몰라 약간은 어색하고 또 학교라는 낯선 공간이 적응이 안 된 듯 두리번거리며 입학식을 기다리시는 어르신들, 그러면서도 학교에서 준비한 단체티를 입으시고 수줍어하신다.
가족같은 분위기로 준비한 작은 미래형 학습실에는 예쁜 풍선들이 달려있다. 입학생 어르신들의 분위기를 확 바꿔 놓은 건 1기 졸업생 어르신들이었다. 못내 아쉬워하며 떠난 학교에 다시 오고 싶다고 하시더니 후배들의 입학식에 10여명이 오셨다. 이분들의 반가운 인사와 축하가 오고가고, 입학생 어르신들과 앞으로 일대일 손주가 될 학생들이 몰려오며 입학식 분위기는 커져갔다.
입학생들을 위해 아름드리 학교와 지난 일 년의 과정이 안내 되었고 곧이어 입학증서를 드렸다. 증서를 받으실 때도 교장선생님 가까이 가지도 못하시는 어르신들, 절을 몇 번이나 하고 두 손을 모아 감사 인사를 하는 어르신들, 우린 어르신들의 모습 하나하나에서 아픔같은 걸 느꼈다.
입학증서를 받은 후 한분씩 앞으로 나와 소감을 얘기하는 순서가 있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입학한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벌렁거려 잠을 못 잤습니다.’
‘내 이름 석자를 찾은 것 같아요’
‘아들 3형제 가르쳐 놓고 난 언제 학교가나 했는데 드디어 소원을 이뤘습니다’
‘80에 한글도 모르는 내가 너무 부끄럽습니다. 저 같은 게 이런 곳에 오다니 정말 고맙습니다’
소감을 얘기하다 어느 어르신이 터뜨린 눈물바람에 모두 울고 말았다. 후배들을 축하하고 응원하러 오신 1기 졸업생들마저 같이 우시는 바람에 입학식장은 잠시 고요해졌다. 환호보다 큰 감동과 한이 섞인 시간이 흘렀다.
입학생들 소감 발표 후 선배들의 당당한 축하메세지가 있었다. 역시 자신 있는 자세와 멋진 말솜씨! 이런 선배다운 면모를 보며 이것이 교육의 효과인가 생각하며 웃기도 했다. 1기 어르신 중 최 연장자 80세 윤옥님은 예쁘게 꽃단장을 하시고 지난 일년을 자랑하셨다. ‘우린 수학여행도 가고 졸업여행도 갔다 왔어요. 공부도 하고 많은 추억을 만들어 주신 복지관과 학교에 감사 드려요. 후배님들도 열심히 하셔서 좋은 체험 많이 하세요’ ‘목요일만 되면 책가방 메고 나 공부하러 가요. 학교 가요. 하고 자랑하고 다녔어요.’
또 일년내내 휠체어를 타고서도 결석한번 안하셨던 백덕자 어르신은 ‘6남매 막내로 태어나고 장애가 있어서 학교를 다니지 못했어요. 후배님들도 열심히 다니셔요’ 라며 눈물을 보이셨다. 이번 입학생 중에도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신 어르신이 계셔서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입학생 중 한 어르신이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게 ‘나 동창회 간다’라는 말이었다며 우리도 이렇게 선배님도 계시고 또 내년엔 우리 후배도 생길테니 동창회를 꼭 하자고 해서 박수를 받았다.
손주 어린이중 박시연 어린이는 ‘얼마 전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할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손주프로그램에 신청하게 되었는데 우리 할머니보다 더 할머니들과 따뜻하게 지내고 싶어요. 또 할머니들께서 글공부 열심히 하셔서 저희 못지않게 글씨도 멋지게 쓰시고 재미있는 글도 읽으시기 바래요. 또 할머니들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 일 년이 기대됩니다.’라는 편지글을 축하메세지로 드렸다.
앞으로 일년동안 진행할 아름드리 2기 교육과정에는 1기 졸업생과 2기재학생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넣어 선후배간의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또 한글뿐 아니라 다른 교과과정과 체험활동, 행사 등 다양하고 풍성한 기획으로 어르신들께 멋진 추억을 안겨드릴 생각이다. 어르신들 벌써부터 수학여행, 졸업여행 우리도 갈 수 있다는 꿈을 꾸고 계신다.
*아름드리2기 입학식(2011.9.8.오후 3시 미래형학습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