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길
마음의 길
  • 기호신
  • 승인 2011.08.2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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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호신의 사진과 시의 만남
마음의 길
                                                       기 호신

기름칠 덕지덕지 화장한 얼굴
포장한 눈빛이
뜨겁게 녹아 내리는 아스팔트를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삼켜도 삼켜도 밀려오는 배고픔
마셔도 마셔도 더해가는 목마름은
좀 먹은 이웃 밀어내고
높이 더 높이 오르려 안간힘이다.
불확실성의 아픔이 눈물겹다.
태양 쫒아
뒤돌아보지 않고 혼신의 힘으로 올랐다.
존재확인의 깃발 높이 꽂았지만
기댈 곳도 붙잡아 줄 곳도 없는
파도에 흔들리는 종이배다.
너무 오랫동안 거품 안에서
독을 마시며 살아왔다.
본디 시작은 메마르지 않은 촉촉한 길이었다.
바벨탑으로 내몰려
서로 이빨 드러내며 올랐지만
고개 돌려보면
얼싸안아
핥아주고 만져주는 감칠 맛 나는 길도...
눈 돌려 허리 펴서
늘어진 젖가슴처럼 살 내린 빈껍데기 끌어내고
짓눌린 콘크리트 벗어내어
마음의 길을 찾는 나침판 그려
별의 바다에 한 마리 자유로운 은어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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