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과 압력. 말단공무원이 힘 있는 시의원으로부터 ‘부탁’(?)의 전화를 받았다. 그들은 부탁이라고 표현하고, 받아들인 이는 압력 내지 협박이라고 느꼈다.
해당 공무원은 그 부탁을 ‘외압’으로 느꼈고, 또 그 부탁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 행여 ‘보복’이라도 있을까 느꼈다. 느낄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압력일까, 협박일까. 그냥 단순하게 부탁의 전화였을 뿐인데, 느끼는 당사자가 소위 ‘오버’해서 느꼈다고 치부할 것인가. 단지 해당 공무원의 주관적 ‘과잉’의 문제로 봐야 할까.
시의원들의 압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때론 직, 간접적인 보복이 따르기도 한다. 가장 큰 것이 인사 조치로 드러난다. 그런데 말단 공무원이 느끼는 부담을 단순히 ‘압력’으로만 규정하면 되는 것일까.
네이버 지식사전은 ‘협박’에 대해 ‘겁을 주며 압력을 가하여 남에게 억지로 어떤 일을 하도록 함.’으로 규정하고 있다. ‘압력’에 대해서는 ‘권력이나 세력에 의하여 타인을 자기 의지에 따르게 하는 힘.’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왜 복지건설위는 11일 체육진흥과 소관 행정감사에서 ‘용어’ 문제를 거론했을까. 압력은 법적 문제의 소지가 없지만, 협박은 법률상 ‘협박죄’로 성립될 가능성이 있다. 고소고발이 가능한 건으로 확대될 수 있다. 그래서 용어 문제를 명확히 하고자 한 것이다. 동료의원을 두둔한 것이다.
그러나 협박과 압력의 용어 구분이 의미가 있을까. 협박이던 압력이던 ‘본질’은 변함이 없다. 그들이 ‘부탁’이라고 ‘외피’를 쓴 표현을 하지만, 본질은 권력을 통한 압력이고 협박이다.
특정업체를 소개하는 것이 ‘부탁’일 수 있는가? 누가 그들의 말을 인정할까? 사회적 통념이 인정할까? 깨어있는 시민들이 그들의 시각을 용납할까. 권력의 힘을 이용한 청탁이 ‘부탁’일 수 있을까?
용기 있는 한 공무원의 고발이 그래서 값지다. 정치인들의 유무형의 압력이 더 이상 관 주변에서 얼씬 거려서는 안 된다. 그래야 공무원들이 소신껏 시민을 위해 공정한 행정을 할 수 있다. 의회는 견제기구이고, 감시기구이다. 의회가 떳떳해야 공직사회를 감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행정감사에서 외압 문제가 불거진 것은 유감이다. 더욱이 정당한 자치행정위의 지적을 ‘물타기’하고, 외압을 행사한 의원을 두둔하는 복지건설위의 일부 의원들 시각은 시대정신에 맞지 않다. 문제가 있으면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순리이다. 공직사회 이전에, 시의회 이전에 시민들이 있다. 시민들의 이익이 우선이다.
[기자의 눈] 압력과 협박을 논하다.
저작권자 © 광명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