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동물들과 함께 살아가는 나라이다.
여행 중에 소가 대도시로 활보를 하고, 자동차들은 소가 지나가는 것을 자연스럽게 기다리는 나라이다. 비 오는 날이라도 되면 사람들이 비를 피해 처마 밑에 서 있자면 소들도 어슬렁거리며 사람 옆에 서서 지나가는 비를 기다리고 있다.
인도인들은 그런 소들을 지저분하고 냄새가 나도 내쫓기보다는 함께 살아간다.
인도에는 주인 없는 개들도 많다. 거리마다 활보를 하고 다니는 개들은 윤기 나는 소들에 비해 그 모습은 처량하기 그지없다. ‘개 취급 당한다’는 속담처럼 인도의 개들은 정말 대접 받지 못하는 동물이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애완용이나 먹거리로 여겨질텐데....
또한 인도에서는 어느 곳에 가던지 원숭이를 쉽게 볼 수가 있다. 원숭이는 도심 내의 공원에도 있고 주택가뿐만 아니라 사원에도 있다. 이미 사원 안에는 그들이 신으로 받드는 ‘하누만’이라는 원숭이 신이 있는데도 말이다.
그뿐인가. 집안에는 도마뱀이 자연스럽게 나다닌다. 집안에 침범한 도마뱀을 처음 본 순간 기겁을 했지만 인도생활에 적응할 때 즈음 나 또한 인도인처럼 도마뱀의 존재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게 되었다.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내는 도마뱀이지만 오히려 벌레를 잡아먹는다고 고마워하게 되었다.
그들은 나쁜 해충도 죽이지 않는다. 모기를 보면 반사적으로 두 손 모다 “짝”소리를 내며 손으로 살생하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분명 한국인이다.
그러나 인도인들은 손으로 살생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모기나 벌 까지도 밖으로 쫒아만 내지 죽이지는 않는다. 이들에 있어서 불살생은 단순히 생명체를 살상하는 것을 금하는 것 이외에 살생의 마음을 가지거나 이를 불러일으키게 하는 말이나 행동까지 살생의 범주에 포함한다는 종교적의 신념이 있다.
이러한 불상생의 신념은 특히 자이나교인들이 극치를 달하는데 전 생애를 통하여 고행을 하고 성소를 제외한 곳에서 모든 동식물을 해치지 않은 사람은 브라만의 세계에 도달하여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지 않아 윤회의 끈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라고 한다.
원숭이도 신이 되고, 코끼리도 신이 되는 나라, 자연과 함께 사는 인도인,
동물도 사람을 피하지 않고, 사람도 동물을 무서워하지 않는 곳에서 ‘자연친화’라는 공존의 비밀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