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신의 사진과 시의 만남 빈 둥 지 기 호신 빌딩 한켠 구석진 골목에 길 잃은 사내가 서성인다 배고픈 찬바람만 찾아드는 포장마차는 손님자리 차고 앉은 부부의 서로를 보듬는 눈길로 겨울밤을 녹이는데 외로움 가득 몰고 온 사내가 포근한 공기를 깨친다 쓰러지지 않으려 외투깃 잔뜩 세운 사내의 메마른 눈동자 소주잔에 무너져 내린다 윤기 잃은 머리칼에 푸석한 그늘 짙게 드리워진 사내 흔들리는 술잔따라 결 곱던 삶을 거슬러 오른다 복사꽃 여인과 정념의 불 댕기던 날 두그림이 하나의 그림을 잉태하고 삶의 버팀목 된 시간들 내일의 꿈으로 아픔안고 날려보낸 지난 날이 술잔속에 살아난다 허전한 마음따라 술병 흐트러지고 살은 다 내어주고 껍질만 남은 사내 천근의 마음이 짙누른다 아무도 찾지 않는 빈둥지가 찾는데 날카로운 가시처럼 파고드는 함박눈은 기억속에 노닐던 그리운 얼굴들을 부른다 저작권자 © 광명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호신(빛을담는사람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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