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의 '부담'은 덜고, '자율성'은 존중하고 싶다.
교사들의 '부담'은 덜고, '자율성'은 존중하고 싶다.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0.12.03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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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 구름산초등학교 장재성 교장 인터뷰

▲ 장재성 교장은 교사 중심, 학생 중심의 혁신학교를 만들어 가기 위해 스스로 권위를 내려 놓고 변화하고자 애를 쓰고 있다. 교사가 즐거워야 배움과 돌봄이 행복한 학교가 된다고 말한다.

도심형 혁신학교 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는 구름산초등학교. 학교경영의 책임을 맡고 있는 장재성 교장은 최근 안팎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학교 모습에 자긍심도 생기지만 한편으로는 내실을 다져 나가야 한다는 ‘염려’도 가지고 있다며 신중함을 보였다.

그럼에도 장 교장은 혁신학교가 기존 학교와 달리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음은 분명하며, 학교경영의 책임자로서 스스로도 그런 변화를 위해 몸소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혁신학교 교장의 리더십은 ‘섬김의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장 교장은 공모제 교장으로 이 학교에 부임했다. 개교 초기에는 학부모들의 요구가 높아 그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스스로도 서둘렀던 경험이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그러한 조급함과 과거 리더십 방식으로는 새로운 학교를 만들 수 없다고 느꼈다고 말한다.

즉 과거처럼 학교운영에 대해 미결정 사항이 있더라도 그것을 교장이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강제하는 방식으로는 교사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어렵고, 스스로도 힘들 수밖에 없는 길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변화를 선택했다고 말한다.

이에 장 교장은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교감의 역량과 전교조 활동과 혁신학교 선행연구를 해온 기획팀장 교사의 역량, 그리고 혁신학교에 대한 의지를 갖고 온 교사들, 그리고 신규교사들의 고른 역량 등 인재관리를 잘 하는 것이 학교경영이고, 섬김의 리더십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한다.

장 교장은 구름산초가 지향하는 ‘배움과 돌봄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즐거워야 가능하다며, 그래서 교장이 서번트(servant)해야 한다고 말한다. 과거 관료적 방식으로 교사들을 지적하고 감시하는 접근이 아닌, 교사들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방식을 위해 교사들의 자율을 존중하고 있으며, 그것이 민주적 리더십이라고 말한다.

장 교장은 교원능력개발평가에서 학부모들이나 교사들의 교장에 대한 평가도 좋았고, 특히 교사들의 평가가 좋았다며 교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에 스스로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장 교장은 구름산초의 경우 학년협의체(스몰 스쿨제small school. 학년별로 교과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학교 안 작은 학교’)가 활성화되어 있어 교사들 중심으로 학교운영이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기반을 갖췄다고 말한다.

과거처럼 위에서 결정해서 아래로 내리는 의사결정 구조가 아니고, 학년협의체에서 의견이 조율되고 팀장회의를 통해 결정된 사항에 대해 교장은 수용하고 격려하는 방향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며, 민주적인 분위기가 정착돼 있다고 자평한다.

또 학년협의체의 장점으로 교사가 교실 문을 닫고 개별학급 중심으로 운영할 경우 학년 내 학급 격차가 발생해 학부모들의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스몰스쿨제는 그러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장 교장은 구름산초는 일반학교와 달리 학년별 체험학습 기회도 많고, 그동안 진행해온 학교 행사들이나 수업공개 등에 대해 학부모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말한다. 수업혁신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과거 교사주도의 주입식 교육이 아닌 학생 중심의 생각과 마음을 이끌어 내는 수업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다.

또 수업혁신을 위해 전문가를 초빙해 ‘수업컨설팅’을 진행했으며, 이를 통해 80분 수업과정에서 아이들의 배움이 일어나는 과정을 중심으로 수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이는 과거 교사(의 능력) 중심으로 수업을 바라보는 태도에서 수업을 보는 관점(시각)이 이동하는 것이라며, 컨설팅의 성과라고 평가한다.

장 교장은 ‘푸른 꿈을 열어 미래를 열자’라는 학교 교훈을 직접 작성했다며, 이 안에 자신의 교육적 철학과 소신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잠재성과 특기를 계발해 자신들의 (푸른)꿈을 가질 수 있어야 하고, 미래를 열어 가는 인재들이 돼야 한다며, 교사들과 학생들에게 이를 주문하고 있다고 말한다. 장 교장은 교훈에서 담고자 하는 미래 인재상은 문제해결능력, 관계형성 능력, 창의성을 갖는 인재라며, 학교가 이를 길러줘야 한다고 말한다.

장 교장은 시골에서 다녔던 초등학교 6학년 은사를 존경했으며, 그 은사를 보고 교사가 되고자 하는 꿈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피도 많고, 땀도 많고, 눈물도 많은 사람이 되라’는 은사의 가르침에 따라 ‘건강을 챙기고, 부지런하며, 인정이 많은 사람’이 되려고 한다고 말한다.

최근 구름산초는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학생들이 모이고 있다. 내년 초에는 학생 수가 1,200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36개 학급이 제한인데 학생을 받아들이기 위해 특별활동실 한 곳을 교실로 만들고 있다. 학급당 인원도 많아져 대책이 필요하다. 학교사정을 감안해 위장전입은 없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편 학교 유명세 탓인지, 다른 지자체 교육청의 방문이나 교장단의 학교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교장에 대한 초청도 있다. 언론의 조명도 있다. 학부모들의 기대나 학교 주변의 집값이 오르는 등의 반응이나 분위기는 한편으로 부담이다. 들뜬 분위기 대신 조용하게 내실을 다져가고 싶은 마음이다.

장 교장은 혁신학교에 교장을 공모하기 전에 서면초에서 교감으로 근무했다. 33년 교직 근무 경험이 있다. 구름산초 교장으로 4년을 근무하게 되면 교직에서 정년퇴직한다. 광명시내 첫 혁신학교이자 구름산초 초대 교장으로서 학교문화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힘쓰고 싶고,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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